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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가 실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by 소소박스리 2025.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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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빨대 금지, 종이 포장 의무화, 리필 스테이션 확대….

지난 10년 동안 ‘제로 웨이스트’는 유행어를 넘어 정책·문화·사업 전략으로 번져 왔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여전히 질문합니다. “멋져 보이긴 하는데, 진짜 돈이 될까?” 탄소중립·ESG 열풍으로 기업은 친환경

슬로건을 내걸지만, 비용 부담·공급망 복잡성·소비자 가격 저항을 이유로 ‘쇼케이스’ 수준에 머무른 사례도 많습니다.

본 글은 **“제로 웨이스트가 독립적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를 중심으로,

실제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 갈래 관점을 점검합니다.

 

‘제로 웨이스트’ 가 실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1. 원가 압박이라는 첫 관문: ‘쓰레기 없는 생산’이 이익률을 갉아먹는가?

 

제로 웨이스트 비즈니스의 핵심은 생산‑유통‑소비 전 단계에서 폐기물을 최소화하거나 순환시키는 설계입니다.

 

첫 번째 난관은 ‘원가’입니다. 예컨대 재활용 원료(재생 플라스틱·업사이클 섬유)는 아직 대량생산 체계가 완비되지 않아, 동급의 신소재 대비 평균 20~40 % 더 높은 단가를 기록합니다. 여기에 생분해 포장재·리필 스테이션 구축·회수

물류 시스템까지 더하면 소기업 기준으로 마진 폭이 5~8 %포인트 감소한다는 보고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 장벽을 뚫는 기업도 존재합니다. 미국 세탁 세제 스타트업 ‘블루랜드’는 고체 세제 태블릿을 우선 판매하고,

최초 1회만 유리병을 배송하는 모델로 물류 용량을 80 % 줄였습니다. 덕분에 포장과 운송비를 동시에 절감해

전통 액상세제 대비 2 %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핵심은 ‘친환경 부품을 비싸게 쓰는 것’이 아니라,

제품·공급망 구조 자체를 고치면서 오히려 비용 구조를 혁신하는 데 있습니다.

즉, 제로 웨이스트 모델은 ‘비용 증가’라는 통념을 뒤집고 **‘구조적 효율 혁신’**이 가능하다는 실증을 보여줍니다.

 

2. 소비자 행동 경제학: ‘가치 소비’가 실제 결제로 이어지는 임계점

두 번째 관문은 소비자 지불 의사(WTP) 확보입니다. 컨설팅사 맥킨지의 2024년 한국 패널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56 %가 “친환경 제품에 최대 10 %까지 추가 지불 의향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POS(판매 시점) 데이터에선 ‘에코 프리미엄’이 5 %를 넘으면 전환율이 급감합니다.

여기서 성공 사례는 ‘가치 조합’을 설계해 가격 저항을 상쇄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뷰티 브랜드 ‘라부티크볼케’는 리필 화장품을 구매할 경우, 재활용 포인트를 현금처럼 쓰도록 하는

내부 적립 생태계를 운영합니다. 고객은 첫 구매 시 약간 더 지출하지만, 이후 리필 단계에서 30 %가량 저렴한 체감 가격을 경험하며 충성도를 높입니다. 한국에서도 샴푸바 전문 브랜드 ‘택오크린’이 ‘공병 반납 시 2,000원 할인’ 정책으로

반복 구매율 72 %를 달성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치 소비’는 ‘경제적 인센티브’와 결합될 때 지속가능한 매출 곡선을

만듭니다. 제로 웨이스트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친환경 메시지 하나에 기대지 않고 보상 설계·구독 모델·멤버십

리워드를 통해 ‘합리적 혜택’을 동시 제공해야 합니다.

 

3. 순환 경제 플랫폼의 진화: B2B·B2G 계약이 흑자를 견인한다

마지막 관문은 **스케일업(규모의 경제)**입니다. 개인 소비자 시장만으로는 재사용·리필 시스템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떠오른 전략이 B2B·B2G 파트너십입니다. 예컨대 영국 ‘루프(Loop)’는 글로벌 FMCG 기업과 연계해,

동일한 금속 컨테이너를 공유·회수·세척하는 컨테이너‑애즈‑어‑서비스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루프는 컨테이너 보증금·플랫폼 사용료·데이터 라이선스로 매출원을 다각화하며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에서도 2025년부터 대형마트에 ‘리필 스테이션’ 설치가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리필 기기 제조·운영 스타트업들이

지자체·대기업과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이때 핵심 수익원은 하드웨어 임대료+콘텐츠형 데이터 분석

서비스입니다. 즉, 제로 웨이스트 비즈니스는 더 이상 ‘친환경 굿즈 소매’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하드웨어·물류를

통합한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하며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는 이상이 아니라 ‘재설계된 이익 구조’일 때 비로소 산다

‘쓰레기 제로’를 향한 도전은 자선이 아닙니다. 원가 구조를 바꾸고, 소비자 인센티브를 재조합하며, B2B 플랫폼으로

확장할 때 제로 웨이스트는 실제 돈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로 굳어집니다.

 

물론 초기 비용·규제·인식 격차라는 장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그러나 앞선 사례들이 보여주듯, 문제는

**“친환경이라 비싸다”**가 아니라 **“어떤 설계로 효율과 가치를 동시에 잡을 것인가”**입니다.

 

결국 제로 웨이스트 모델의 성패는 환경 서사를 ‘경제 구조 혁신’으로 번역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그 과정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쓰레기 없는 세상’이라는 이상을 매출과 이익으로 증명하는 시장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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